화장지의 변천사(變遷史)

이런 화장실 조-크가 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느라 한참 힘을 주고 있을때 누군가 노-크하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대답이 있단다.

*스튜어디스- 네, 감사합니다. 뭘 도와 드릴까요?

*경비원- 아니, 이 시간에 누구야!

*비서- 네, 들어오세요.

*은행원- 아, 오늘은 마감했습니다.

*사장- 어, 결재할 것 있나?

*도피중인 범인- 야, 오늘은 연락하지 말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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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변소를 먼 옛날부터 ‘뒷간’ 이라고 불렀다. 옛날에 변소는 안채와는 떨어진 뒤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뒷간이라는 말 이외에도 ‘측간(厠間)’ 또 지방 사투리지만 ‘정낭’  ‘통숫간’ ‘통신간’ ‘똥통싯간’ ‘똥구당’ 이란 말들도 역시 널리 통용되었다.

변소를 가리키는 한자의 ‘厠(측)’ 은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말이다. 우리나라 절에서는 뒷간을 두고 해우소(解憂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러니까 뒤를 보는 일은 ‘근심을 푸는 일’ 이라는 것이고 뒷간은 근심을 푸는 장소라는 뜻이다. 참, 해학적인 표현이다.

옛날의 가정집에서 변소는 가능한 안채와는 멀리 떨어지게 별채로 존재했다. 지독한 ‘똥’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방안에 화장실이 존재한다. 지금의 화장실은 수세식이기에 냄새가 없다. 화장실은 옛날의 변소와는 엄연히 다르다.

변소는 단순히 ‘뒤’ 를 보는 장소이지만 화장실은 해우(解憂)도 하지만 실제로 화장(化粧)도 하는 곳이다. 흐트러진 머리도 빗고, 여성들은 루즈도 바르고, 몸 단장을 하는 곳이다. 아마, 앞으로 좀 발전하면 ‘화장대’ 도 화장실로 들여 놓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화장지는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필수품이다. 이 화장지는 육식을 하는 유목민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육식을 하면 장(腸)이 짧아 배설물이 굵고 짧기에 화장지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와 같이 채식을 하는 농경민족은 다르다. 채식을 하면 장(腸)이 길어 배설물이 가늘고 길며, 묽게 만들어져 배설물이 항문에 묻어 화장지를 사용해야 된다.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에서는 명주와 무명, 모시 조각으로 ‘뒤지’ 를 대신하였고, 열대지방에서는 ‘바나나잎’ 을, 아열대 지방에서는 ‘떡갈잎’ 을 사용한다. 콩밭에서 ‘뒤’ 를 볼때는 ‘콩잎’ 으로 뒤지를 대신할 수 있고, 옥수수 집산지에서는 ‘옥수수 수술’
로 뒤지를 대신할 수가 있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 사는 사람들은 ‘돌’ 로 뒤지를 대신하고, 황량한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모래’ 로 뒤지를 대신한다. 열대 우림지방, 강 마을과 호수,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뒤지를 ‘물’ 로 하고, ‘새끼줄’ 를 이용하여 뒤지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연령대별로는 70대는 호박잎, 60대는 돌, 50대는 짚, 40대는 신문지를 뒤지로 사용했다. 이건 정말 처음 공개하는 은밀한 비밀(?)인데, 나도 어릴때는 산이나 들과 같은 곳에서 ‘호박잎’ 이나 ‘칡잎’ 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

어릴때 여느집과는 다르게 우리집에서는 짚단의 밑동부분을 갈퀴로 긁은 ‘팃검불 묶음’ 을 변소에 갖여다 놓고 사용했다. 그러나 점차로 헌책을 뜯어 종이를 구겨서 부드럽게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고, 신문지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옛날에는 인쇄용 잉크가 좋지 않아 신문지에
수분이 묻으면 잉크가 묻어나기도 했다. 그 시절에 가장 좋은 되지로는 ‘일력(日曆)’ 이었는데 부드러워서 사용하기가 아주 편리했으나 일력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옛날 어른들은 그런 거친뒤지를 사용함으로 치질이 많았던것 같다. 그러나 오늘 날에는 ‘비데’ 가 나와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이전에 우리 한국 사람들이 유럽을 여행하면서 화장실을 사용할때 비데에서 나오는 물을 식용수로 잘 못 알고 먹어서 유럽 사람들을 웃게 했다는 웃지 못 할얘기가 있다.

약1년전에 큰 아들이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해 주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고마운 마음에 지난날의 이런저런 많은 추억들이 떠올라 그런
추억들을 더듬어 보았다. 먼- 훗날 천국에 가면 그 편리한 비데도 화장지도 다 필요없겠지…..

2021. 05. 03

福音의 파수꾼
임정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