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의 이사를 돕는 사람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옛날에 호랑이의 털가죽은 아주 비싸고 귀했다.

사람이 죽으면 육신은 원래대로 흙으로 돌아가나 이름은 후세에도 길이,길이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이 죽어서 남기는 것이 어찌 단순히 이름뿐이랴!

사람은 도구를 사용하여 작품을 남기고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작품으로는 시(詩)나 수필, 소설같은 문학작품을 남길 수도 있고

미술작품, 건축작품, 음악작품, 사진작품, 병풍, 가리개, 서예나 글씨, 액자, 족자 등의

작품도 남길 수 있다.

기록의 종류도 일기나 역사, 의학, 지리 등 종류는 수없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수없이 많은 사람의 죽음을 보게 된다.

그 중에도 특히 가족의 죽음이나 젊은 사람의 죽음을 보게되면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봉사를 하고 살아간다. 그러면 봉사중에 최고의 봉사는 뭘까?

물론 구원받지 못해 지옥갈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 영접하도록 도와주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천국으로의 이사를 돕는 일 또한 중요한 봉사가 아닐까?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필수 코스이다.

신약 히브리서 기자는 히브리서 9:27절에서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定)해진 것이요…..” 라고 말씀한다.

그러면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죽는 것이요, 죽은 후에는 무엇을 남겨야 될까?

최근에는 천국으로의 이사를 돕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

이름하여 ”유품 정리인” 인데 ”유품 정리사” 라고 한다.

고인(故人)의 장례와 화장, 고인이 생활하던 집 정리와 유품수습 등 유품정리

전반에 걸친 일을 한다. 이런 일을 맡아 하는 회사를 키퍼스 회사 라고 한다.

국내 최초의 유품정리인이자 ‘키퍼스코리아’ 대표인 김석중(51)대표는

유품 정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유품은 그 사람과의 추억이 깃들거나, 기억하고 보존할 만한 물건이 유품이다.

대다수의 유족들은 지금당장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 자기에게 필요한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동산 임대 보증금’ 같은 큰 돈이 먼저 보이고, 당장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물건부터 찾는다. 그러나 세탁기, 냉장고는 그냥 남아있는 물건일 뿐이다.

유품정리는 추억을 정리하는 일이자 고인에 대한 원망이나 오해가 있다면

그걸 풀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그러므로 고인이 쓰던 물건이라고 무조건 버리지 말고 꼼꼼히 잘 살피라는 것이다.

만약 유족이 직접 유품을 정리한다면 휴대전화나 카메라 등은 꼭 챙기라고 조언한다. 요즘은 사진을 찍어도 출력해 놓지 않기에 엄청난 자료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대표는 유족을 위한 유품정리 10계명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노환으로 인한 죽음의 경우 베갯잇 속, 장판 밑, 그리고 액자 뒤를 보라.
  1. 부모님이 정리한 친. 인척 전화번호는 버리지 마라.
  1. 디지털 기기는 유품의 보물이다.
  1. 버릴까 말까 고민되는 물건은 일단 상자 등에 보관하라.
  1. 렌털 제품은 확인해서 잘 반납하라.

6.환자가 복용하던 의료용 마약류는 신고하라.

  1. 개인 정보는 꼼꼼하게 폐기하라.
  1. 문화재적 가치가 있을 것 같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라.
  1. 다시 돈 주고 살 수 있는 가전제품은 버려도 무방하다.
  1. 유족이 아닌 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생전의 나의 선친(先親)께서는 거의 매일 저녁 농사에 관련된 ‘농사일기’를 쓰셨다.

그리고 퇴비증산, 마을 길닦기, 농약병 수거 처리 등의 공로로 ‘군수상’ ‘도지사상’ 등 많은

상장을 타셨다. 그러나 시골이 개발되면서 이사할때 다 버려진 것 같다.

또, 나의 할머니가 그 옛날 신앙생활 하실때 사용하던

성경책(구약뎐셔, 신약뎐셔로 표기됨)이나 쪽복음(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

그리고 ‘박군의 심정’ 같은 전도지는 충분히 한국 기독교 역사의 가치가 있는

자료들 이었는데 행방을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너무나 안타깝고 아쉽다.

나는 목회를 시작한 1984년부터 쭉~ 목회 다이어리를 써왔다. 그러나 개척하면서 이리저리로 이사 다닐때 짐이 되어 그 자료를 다 버려 버렸다. 그런데 나중에 교인신상이나 무엇을 확인해 보려고 해도 자료가 없어 확인이 불가능했다.

이런 경험을 한 후 2000년 부터는 버리지 않고 잘 보관하고 있다.

언제든 필요할때 꺼내보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인생작품으로 성경필사를 네번째 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10월 20일경 마치게 된다. 물론 이후에도 계속할 것이다.

작년에는 그동안 한편, 한편 심혈을 기울여 쓴 글들을 책으로 묶어 자료집을 냈고,

금년에는 일주일에 통상 다른 종류의 글을 세편씩 쓰고 있다. 아마 금년 말이면

작은 소책자 세권이 나올 예정이다.

이것은 나의 ‘인생의 발자취’가 되고 ‘인생작품’이 되며 30년후 천국으로 이사하고 나면

나의 유품이 될 것이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도 남기지만 기록도 남기고 작품도 남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