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결한 동물

신명기 14:4~6절에는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정결한 동물들의 목록이 나온다.  여기에는 세종류의 가축과 일곱 종류의 초식 동물이 들어 있다. 이 가운데 세 종류가 어떤 동물인지에 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일곱 종류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각각에 해당하는 동물을 찾기 전에, 먼저 고고학적인 증거에 따라 어떤 동물들이 당시 사람들에게 친숙했는지를 추론하는 것이 필요
하다.

가젤(gazelle, 노루), 오릭스(oryx, 뿔이 긴 사슴), 아이벡스(ibex, 산 염소), 다마사슴(fallow deer)과 산에 사는 야생 양(羊)(mountain sheep, 산양)과 같은 동물들이 모두 이 지역에서 발견되었던 만큼, 당시 사람들이 이 동물들을 알고 있었으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 동물들을 차례대로 히브리어 ‘츠비(tsevi), ‘트오'(te’o), ‘악코'(‘aqo), ‘아얄'(ayal), ‘제메르'(zemer) 와 연결 될 수 있다.

이로써 일곱 종류의 동물들 중 다섯이 밝혀진 셈이다. 나머지 둘은 여전히 해결 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다. 아주 이른 시기부터 성서의 땅에서 발견되었던 야생 동물 중 정결한 동물이라고 확고하게 간주된 것들에는 ‘붉은하테비스트'(red hartebeest) 와 코부스 (kobus) 유형의 ‘영양’ (antelope) 이 있다. 문제의 히브리어 ‘야흐무르’ (yachmur, 불그스름한 사슴)가 이 둘 중 하나로, 아마 거의 하테비스트를 가리킬 것이다.

만약 이것이 옳다면, 후대에 솔로몬이 이스라엘에서 ‘붉은하테비스트’ 떼를 목축했을 것으로 보인다 (왕상4:23) 이처럼 야생 ‘하테비스트’ 를 기르는 일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흔한 일이었다.

문제의 두 번째 히브리어 ‘디숀'(dishom) 은 ‘코부스영양'(kobus antelope) 이나 ‘나사뿔 영양'(addax antelope) 을 가리킬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이집트에서 목축 되었던 동물이다.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알려졌던 모든 ‘사냥용 동물들’ – 사슴, 영양, 가젤, 야생 염소(wild goat), 야생 양(wild sheep) – 이
정결한 동물들의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번역할 때는 이 사실을 보존 해 주는 것이 각 동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를 확정 하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2021. 06. 16(수)

福音의 파수꾼
임정수목사

※참고도서 – [성서속의 동물들] 에드워드 R. 호프 (Edward R. Hope)저, 대한성서공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