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아끼며 가꾸고 사랑하자

사람은 흙에서 와서 흙의 기운을 먹고 살다가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창3:19) 흙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삶의 터전이다. 그래서 ‘사람의 내면에는 흙의 심성이 있다.’ 바로 흙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흙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전원회귀(田園回歸)의 마음이다. 흙은 사람이 태어난 곳이자 돌아가야 할 숙명적인 근원지다.

흙은 인류의 먹거리 대부분을 공급하고 다양한 동식물 이 살아 숨쉬는 공간을 제공한다. 뿐만아니라 인간과 자연, 생태계의 균형유지를 위한 공익적, 환경적 가치도흙을 통해서 나온다. 산소를 공급하고, 공기를 정화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할도 한다. 각종 쓰레기를 분해 정화하고, 홍수나 가뭄 등을 예방한다. 또한 화장품, 섬유, 건축자제 등 여러가지 제품의 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흙은 농업의 근간이자, 인류의 삶터다. 흙은 공기나 물처럼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자연 자원으로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토양이 건강하지 않으면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고, 흙은 한번 오염이 되면 회복하는데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가게 된다.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은 흙집을 짓고, 흙으로 담장을 쌓고 살았다. 또한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하여 곳곳에 토성을 쌓기도 했다. 한옥을 지을 때는 흙이 필수이며 배양토, 상토, 마사토로 화분의 분갈이를 하고, 닭이나 오리는 반죽한 흙으로 싸서 구우면 별미요리가 되기도 한다.

놀라운 사실은 흙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흙도 숨을 쉰다. 사람이 숨을 쉴때는 산소를 들이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뱉어 내는 것처럼 흙도 숨을 쉰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흙 알갱이에는 아주 작은 생물과 다양한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 생물들이 숨을 쉬며 살기 때문에 흙은 숨을 쉬며 살아있는 셈이다. 그래서 식물과 곤충, 동물이 흙 속에서 살아갈 수 있다. 흙에 숨구멍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생명체가 바로 꿈틀 꿈틀대는 지렁이다. 지렁이가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흙속에 길을 만들고 그 길을 통해 공기가 드나들고 물이 저장된다. 뿐만아니라 지렁이의 배설물은 거름이 되어, 지렁이가 많은 흙은 좋은 땅으로 식물이 건강하게 잘 자랄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흙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흙은 용암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땅속 깊이 열에 녹아 죽이 된 뜨거운 용암이 식어 바위가 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잘게 부서져 흙이 된다. 1cm 두께의 흙층이 만들어지는 데는 짧게는 700년, 길게는 2000년이나 걸린다고 한다. 이렇게 귀중하고, 소중한 흙이 오염되고 있다. 산업활동 등으로 토양이 오염되고 있는 것이다.

폐광산 지역에서의 광물찌꺼기 등의 유실로 토양오염은 참으로 심각하다. 뿐만아니라 산업화, 도시화 등으로 옥토가 훼손되고 개발 위주의 산업정책으로 옥토가 아스팔트와 공장, 아파트 등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재해 역시 만만치 않다. 공기오염, 환경오염 등으로 산성비가 내리고 그로 말미암아 토양이 오염되어 인류에게 끼치는 해악(害惡)은 심각하다.

지하수가 오염되고 토양이 오염되어 인류의 먹거리 조차 생명을 위협하게 되었다. 결국 흙이 오염되고 병들면 사람도 병들게 된다. 모든 자연 자원이 그러하듯이 흙 또한 현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며 선조로부터 물려 받은 삼천리 금수강산의 옥토를 깨끗이 사용하고 보존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 한다.

오는 목요일은 3월11일로 ‘흙의 날’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흙을 아끼고, 가꾸자는 의미에서 2015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제정되었다. 3월11일을 ‘흙의 날’로 제정한 이유는 흙의 한자인 土(토)를 파자(破字)하면 十(십)과  一(일) 이 되어 이것을 더한 숫자가 11일이기 때문에 이 날로 정했다고 한다. ‘흙의 날’도 다가오고 추운 겨울이 지나 따뜻한 봄이 되었으니 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슬슬 텃밭을 가꾸어야 하겠다.